두통, 치통, 생리통엔? 이런 광고문구가 있을 정도로 두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흔한 통증에 속한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 방문하는 환자의 경우는, 일상의 참을 수 있는 통증의 범위를 벗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며, 그로 인하여 심지어 밤을 꼬박 새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
흔한 증상이라 가벼이 게보린 한 두알로 지내는 사람들에겐 뭐 그런 일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으나, 두통의 다양한 원인과 위험성을 대하고 진단 치료하는 신경과 의사로서
첫 내원하는 두통환자와 만남은 늘 약간의 긴장을 동반한다.
기억에 남는 몇 몇 환자의 경우를 소개하여, 두통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Case1: 진료실 문을 열고 머뭇거리듯 입을 여는 40대 중반의 혈기 왕성한 남자 환자의 경우는 특이하
게, 2주 전 밤의 잠자리 중 발생하여 시작된 격렬한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평소 지병의 기왕력도 없고
뇌졸중, 신장 질환의 가족력도 없었지만, 남녀관계 도중 극심한 통증이 뒷머리를 강타하며, 눈앞이 아득
해지는 경험을 한 후로 서둘러 잠자리를 마무리 하였지만, 그 순간의 기억이 너무 강렬하여 부부관계를
회피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Case2: 20대 중반의 여대생으로 6개월 전부터 우측 눈두덩 및 이마 부위가 우리하게 아픈 증상이 점점
잦아지고 심해져 내원하였다. 자세한 문진 상, 특이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두통의 양상이 모호하고
미모의 환자분의 안색이 왠지 창백해 보여 병색이 느껴지는 찜찜한 이미지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 환자
였다. 하지만, 6개월 전에는 MRI 검사를 시행하여 이상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태였다.
여러분이 보기에는 Case1과 Case2의 어느 경우가 더 심각해 보이나요? 여러분의 치료 선택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Case1은 양성 두통, Case2는 악성뇌종양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질병으로 진단되었다.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머리 자체의 원인, 머리 부위 기관인 눈, 코, 입, 목 주변, 어깨 부위 등의
원인,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신경과 의사는 이러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MRI검사, 뇌혈류 검사, 뇌파 검사, 자율신경검사, 근전도
검사, 심리검사, X-RAY검사, 전정기능 검사 등과 같은 많은 검사들을 활용하여 환자의 두통의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다양하고 복잡해 보이는 검사들을 이용해서 원인을 밝혀보면, 결론은 의외로 한 가지로
모아진다.
심각한 두통(악성 두통: 생명의 위험이 따르는 두통)과 일상적 두통(양성 두통: 생명의 위험은 없는
두통)의 구분을 잘 해내는 것이 신경과 의사의 본분이다. 이러한 구분을 해내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지식과 정밀한 검사,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집중하여 경청하는 의사의 노력과 애씀이 필요하다.
조금만 일찍 MRI검사를 하거나, 조금만 더 일찍 병원으로 방문하였더라면, 약물용량을 좀 더 과감하게
늘려 진료를 받았으면, 결과가 달라질 경우들을 가끔씩 보게 된다. 이러한 안타까운 환자들을 접하게
되어 고뇌하게 되고 괴로워하게 된 후 결국은 유능한 신경과 의사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가 또한 많은 안타까운 케이스를 경험하게 되듯이, 유능한 의사의 실력은 그를 거쳐 간
수많은 환자들의 고귀한 데이터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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